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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5 반짝 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저. - 시슈
YES24 도서 정보

오늘은 3無감상란이 바쁘군요.^^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작가라기보다는 글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책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주로 읽는 것은 만화책이랑

장르 소설로, 솔직히 말해서 순수 문학이나 시 쪽을 읽어본 게 언젠지도 까마득 합니다.

그나마 에세이 같은 것은 접할 기회가 종종 있기에 시간 날때마다 읽는 편이지만, 순수 문학이나

순수 소설 - 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 - 을 읽어본지는 오래되었죠.

'반짝반짝 빛나는'은 동생이 사서 읽고 저에게 읽어보라면서 준 책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서 넘긴건지,

아니면 나에게 읽어보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 준건지는 모르겠지만 받고 나서 몇 달간은

제 책꽂이에 그냥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걸 활자 중독증이라고 부르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저는 읽을 거리가 있다면 뭐든지 읽고 지식을 얻으려 하는 편입니다. 근데 이 책은 왠지 눈에

잘 안띄더라구요. 파란색 단색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여하튼 새로운 컴퓨터에 OS를 설치하다

문득 눈에 들어와서 읽다가 보니 어느새 다 읽은 소설이 되어버렸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씨의 소설은 예전에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독특한 느낌이었죠.

여성 심리에 대한 약간의 성찰을 얻었달까,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요. 여하튼 이 소설의 첫 느낌은 그 때보다도 더 독특했습니다.

대뜸 등장인물이 자신이 알콜중독이라고 말하질 않나, 남편은 호모라고 말하질 않나, 개인적으로

여주인공이 앞에 있었더라면 '왜 그렇게 사시나요?'라고 물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이렇게 독특한 두 사람을 축으로 주변의 이야기를 그려갑니다. 이야기는 한 편은 아내인 쇼코의

이야기로, 한 편은 남편이 미즈호의 이야기로 번갈아가며 전개되며, 그래서 읽는 사람에게 마치 내가

두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또한 전해줍니다. 물론 저야 남자다 보니 미즈호의 이야기에 좀 더 몰입이

되었습니다만. 여하튼 소설은 미즈호와 그의 애인인 곤, 쇼코와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또 다른 남남

커플인 카가이 커플, 또 그들의 부모님 간의 이야기를 계속적으로 풀어나갑니다.

 
둘 다 사회 통념적으로 '모자란' 사람들이기 때문에 했던 결혼. 하지만  애초에 서로가 사랑해서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려고 애씁니다. 비록 알콜 중독이지만 쇼코는 아내로서의
 
일을 다하려 최선을 다하고, 미즈호는 울증 증세가 있는 쇼코를 보면서 언제나 자상하게 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사실 서로를 멀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닮았습니다. 스스로가 모자라다는 점을 너무 뼈저리게 알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래서
 
상대에게 잘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가까운 마음을 가지고 되고, 그것을 쇼코는 울증과 분노로 주로

드러내지만, 미즈호는 자상함과 배려로 나타낸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미즈호의 애인인

곤을 대하는 쇼코를 보면서, 쇼코 역시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미즈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미즈호와 곤의 이야기라거나, 양가 부모님들 간의 갈등등은 여러분이 읽어가면서

느끼길 바라고, -  이 이상 스포일러를 지르면 읽을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 -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쇼코가 침대에 다리미질 하지 말라는 미즈호의 말에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건 내 일이잖아!" 라고 외치는 부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 즉 아내로서의 유일한 일거리를

놓지 않으려는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절박감이 저에게는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오더군요. 은사자 이야기나

마지막의 곤의 모습 - 머리에 리본을 단 - 보다는 저는 저 씬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공감이 가장 많이 가는 부분이라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뭐랄까, 사람들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게 있잖아요? 여기까지는 괜찮다, 여기까지는 할 만하다, 그런 것들. 만약에

그런 것들이 단숨에 사라진다면, 혹은 사라질 위기에 있다면 누구든 절박해지지 않고는 못배길 거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네요.



...와, 4시가 넘어가니 갑자기 졸려서 더 적고 싶은 말이 있지만 더 이상 못 적겠습니다;;

여하튼 부부가 되고 나서 싹이 트는 그들 간의 감정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미묘한 시선들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 '반짝 반짝 빛나는'이었습니다. 남, 녀 관계 없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2008/01/15 04:35 2008/01/15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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