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잡상만세
2007/11/15 03:12
제목은 '도쿄에서 판타지를 읽다'. 히가와 레이코씨가 지었고 이만옥씨가 옮겼으며,
청어람 미디어에서 2004년에 출판된 책입니다.
이 책이 이야기 하는 바는 간단히 말해서 히가와씨가 생각하는 판타지란 무엇인가를
저자 스스로의 생각과 자신이 영향을 받은 작품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담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판타지를 쓰는 입장에 서 있다 보니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내용은 그리 복잡하거나 난해한 내용은 아니고, 학문적인 내용이 넘쳐나진 않습니다.
뭐, 애초에 판타지라는 것을 한 두 마디로 정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이 책은 본디 에세이에 가깝지 '판타지란 이런 것이다'라는 개론적인 책은 아닌 듯 합니다.
간단히 작품의 내용을 소개 하자면-_-)/
작가는 판타지란 '그 시대 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현실에서는 묻혀버리는 이야기들, 즉 약자의 고통이라거나, 사회의 불안에서 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리적 압박감, 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한 반발 등을
이(異)세계의 무대를 빌려서 더욱 극명하게 표출해 낼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면, 한 때 유행했던 이세계 워프물 - 이라는 장르가 생길 정도 - 들은
아마도 현대 사회에서 수능이라는 압박감에 치여 살던 학생들의 현실도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며, 역시 그것도 이 시대 상의 모습의 일부분을
- 비록 잘 된 작품은 손에 꼽지만 - 분명히 표출해 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스트레스 받는 건 이해가 가지만 먼치킨 주인공과 그 뒤를 따르는 여인군단 같은 건
이제 슬슬 그만 쓸 때도 됐다도 생각합니다.(먼산)
두 번째로는 일본인이 판타지를 쓰면 아무리 서양적인 배경에 서양적인 이야기를 쓰더라도
본질적으로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서가 그 소설에 흐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있습니다. 그건 저도 매우 공감하는 부분으로,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이
서구적 이야기를 써도 근본에는 동양적(혹은 한국적) 색채가 있음을 부정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정서에 깊게 베여 있는 '한'의 정서가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어느 소설에도 조금씩은 들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막 말로 민족주의라고 할 정도로 소설 내에 동양적 풍채를 풍기는 나라가 등장한다면
그건 한국을 본딴 것이라는 것(근데 그건 일본도 그렇죠.)등등을 들 수 있겠죠.
또, 엑조티시즘(Exoticism)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판타지를 읽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엑조티시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풀 플레이트를 동경하고, 중세의 마상기사를 동경하며, 그들의
기사도를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대표적인 엑조티시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임. 그 것에 대한 욕구가 있고 그 것을 충족하는 수단의
하나로써 판타지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뭐, 이 외에도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데 넘어가고...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뿌리는
톨킨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SF를 좋아했던 작가는
SF와 판타지를 딱히 구분 짓지 않고 읽었고, 그러던 와중에 톨킨의 소설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고 그 뒤로 그런 소설을 쓰기 위해서 힘썼다고 하더군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딱히 없습니다. 김철곤씨의 소설의 분위기가 제가 원하는 소설의
분위기와 많이 비슷하고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홍정훈씨의 소설도 매우 좋아하며
이영도씨의 소설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한국형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퇴마록을 쓰신 이우혁씨도 매우 좋아합니다. 치우천왕기 강추!(딴소리;;;)
그런데, 근본적으로 제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원래 게임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영웅전설 시리즈의 가가브 3부작이나, 이스 시리즈, 파랜드 택틱스 1, 2, 용기전승 1, 2,
아마란스 시리즈,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창세기전에 이르기까지 저는 엄청난 RPG광 이었습니다.
특히 가가브 3부작은 시리즈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전설3에서 정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명 깊게 플레이 했었습니다. 그 게임들은 저에게 소설을 쓰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발판이 됐었죠.
사실 패키지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시장의 문제가...이건 지금 논제랑 멀어지니 접어두고.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느낀 거라면, 내가 소설을 왜 쓰기 시작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감정을 주장하는 스타일의 글쓰기를 합니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글쓰기를 합니다.
그래서 글의 기법적인 면에서 3인칭보다 1인칭이 편하며, 그래서 의식적으로 3인칭을 쓰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그래서 감정에 휘둘려서 글이 지지부진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수적인 것을 모두 떠나서.
저는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통해서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펜을 들었었습니다.
지금은 그 초심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읽고 누가 어떤 평을 할까,
대중이 내 글을 좋아할까등등을 생각하면서 글을 쓸 때가 있었습니다.
되돌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얻은 것은 그것 같습니다. 되돌아 가야 한다는 마음을 얻은 것.
노력해야겠죠.^^
...마지막으로, 저 에세이 마지막 장에 야오이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근처의 동인녀 분들께 물어봅니다. 야오이가 '여성의 성의 억압으로 인해서
여성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남자들 간의 사랑 이야기로, 스스로는 할 수 없는
- 혹은 해서는 안되는 - 성적인 환상을 남자들 사이의 모습에서 투영함으로써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혹은 판타지)'라는 데에서 동의 하십니까?
...저는 반쯤 동의 합니다.-_-)a
청어람 미디어에서 2004년에 출판된 책입니다.
이 책이 이야기 하는 바는 간단히 말해서 히가와씨가 생각하는 판타지란 무엇인가를
저자 스스로의 생각과 자신이 영향을 받은 작품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담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판타지를 쓰는 입장에 서 있다 보니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내용은 그리 복잡하거나 난해한 내용은 아니고, 학문적인 내용이 넘쳐나진 않습니다.
뭐, 애초에 판타지라는 것을 한 두 마디로 정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이 책은 본디 에세이에 가깝지 '판타지란 이런 것이다'라는 개론적인 책은 아닌 듯 합니다.
간단히 작품의 내용을 소개 하자면-_-)/
작가는 판타지란 '그 시대 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현실에서는 묻혀버리는 이야기들, 즉 약자의 고통이라거나, 사회의 불안에서 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리적 압박감, 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한 반발 등을
이(異)세계의 무대를 빌려서 더욱 극명하게 표출해 낼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면, 한 때 유행했던 이세계 워프물 - 이라는 장르가 생길 정도 - 들은
아마도 현대 사회에서 수능이라는 압박감에 치여 살던 학생들의 현실도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며, 역시 그것도 이 시대 상의 모습의 일부분을
- 비록 잘 된 작품은 손에 꼽지만 - 분명히 표출해 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스트레스 받는 건 이해가 가지만 먼치킨 주인공과 그 뒤를 따르는 여인군단 같은 건
이제 슬슬 그만 쓸 때도 됐다도 생각합니다.(먼산)
두 번째로는 일본인이 판타지를 쓰면 아무리 서양적인 배경에 서양적인 이야기를 쓰더라도
본질적으로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서가 그 소설에 흐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있습니다. 그건 저도 매우 공감하는 부분으로,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이
서구적 이야기를 써도 근본에는 동양적(혹은 한국적) 색채가 있음을 부정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정서에 깊게 베여 있는 '한'의 정서가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어느 소설에도 조금씩은 들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막 말로 민족주의라고 할 정도로 소설 내에 동양적 풍채를 풍기는 나라가 등장한다면
그건 한국을 본딴 것이라는 것(근데 그건 일본도 그렇죠.)등등을 들 수 있겠죠.
또, 엑조티시즘(Exoticism)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판타지를 읽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엑조티시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풀 플레이트를 동경하고, 중세의 마상기사를 동경하며, 그들의
기사도를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대표적인 엑조티시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임. 그 것에 대한 욕구가 있고 그 것을 충족하는 수단의
하나로써 판타지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뭐, 이 외에도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데 넘어가고...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뿌리는
톨킨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SF를 좋아했던 작가는
SF와 판타지를 딱히 구분 짓지 않고 읽었고, 그러던 와중에 톨킨의 소설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고 그 뒤로 그런 소설을 쓰기 위해서 힘썼다고 하더군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딱히 없습니다. 김철곤씨의 소설의 분위기가 제가 원하는 소설의
분위기와 많이 비슷하고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홍정훈씨의 소설도 매우 좋아하며
이영도씨의 소설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한국형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퇴마록을 쓰신 이우혁씨도 매우 좋아합니다. 치우천왕기 강추!(딴소리;;;)
그런데, 근본적으로 제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원래 게임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영웅전설 시리즈의 가가브 3부작이나, 이스 시리즈, 파랜드 택틱스 1, 2, 용기전승 1, 2,
아마란스 시리즈,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창세기전에 이르기까지 저는 엄청난 RPG광 이었습니다.
특히 가가브 3부작은 시리즈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전설3에서 정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명 깊게 플레이 했었습니다. 그 게임들은 저에게 소설을 쓰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발판이 됐었죠.
사실 패키지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시장의 문제가...이건 지금 논제랑 멀어지니 접어두고.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느낀 거라면, 내가 소설을 왜 쓰기 시작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감정을 주장하는 스타일의 글쓰기를 합니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글쓰기를 합니다.
그래서 글의 기법적인 면에서 3인칭보다 1인칭이 편하며, 그래서 의식적으로 3인칭을 쓰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그래서 감정에 휘둘려서 글이 지지부진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수적인 것을 모두 떠나서.
저는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통해서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펜을 들었었습니다.
지금은 그 초심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읽고 누가 어떤 평을 할까,
대중이 내 글을 좋아할까등등을 생각하면서 글을 쓸 때가 있었습니다.
되돌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얻은 것은 그것 같습니다. 되돌아 가야 한다는 마음을 얻은 것.
노력해야겠죠.^^
...마지막으로, 저 에세이 마지막 장에 야오이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근처의 동인녀 분들께 물어봅니다. 야오이가 '여성의 성의 억압으로 인해서
여성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남자들 간의 사랑 이야기로, 스스로는 할 수 없는
- 혹은 해서는 안되는 - 성적인 환상을 남자들 사이의 모습에서 투영함으로써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혹은 판타지)'라는 데에서 동의 하십니까?
...저는 반쯤 동의 합니다.-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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