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매우 의미 있는 시계.
FullOfLove
2008/05/05 03:50

수많은 잔기스들, 흙바닥에서 구르면서 낀 흙먼지들.
오랜만에 방 안 정리를 하다가 시계를 발견했다.
'어, 이 시계 아직도 가고 있네?' 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집어든 디지털 시계.
시계줄이 끊어져서 더이상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어 방 한 구석에 버려두었던,
내 군생활 2년을 함께 했던 시계.
표면에 난 수많은 기스들과 돌출되어 있어서
깎여버린 밑의 단추들은 내 힘들었던 군생활의 반증과 다름없다.
하지만 내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건
그 힘들었던 군생활 때문은 아니다.
이 시계는, 내가 입대하던 날 아버지에게 받은 것이다.
군대에 입대를 해야 하는데 시계를 준비하지 못했던 나는,
그 날 춘천의 102보충대 앞에서 싸구려 시계라도
하나 사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그 날 차고 계시던
시계를 풀어서 나에게 주시면서
'좋은 시계는 아니지만 오래갈거다.'
라고 말씀하시며 내 손목에 채워주셨다.
아버지 말씀 그대로, 시계는 매우 오래갔다.
내가 전역을 하고 2년동안 잊어버렸던
시간동안에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방 안의 잡동사니들 가운데 처박혀 있어도,
주인인 내가 잊어버려도, 시간은 가고 있었다.
나는 잊고 있었다.
이 시계를 잊고 있었다.
그 때 당시에 어떠한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나에게 이 시계를 채워주셨는지를 잊고 있었다.
전역 후에 이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자
아버지께서 왜 그 시계 안차고 다니냐고,
약간은 섭섭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던 것조차
나는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내가 잊어버려도, 볼품없다고 방 한구석에
쳐박아놔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내가 잊어버려도, 내가 아버지께서 주신
사랑이 너무 흔해서 잊어버려도,
그 사랑이 늘 내 곁에 있는 것처럼,
이 시계 역시도 그렇게 계속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 속이 메어와 눈물이 났다.
슬퍼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나
바보 같았기에 눈물이 났다.
시계를 부여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다음 주에는 시계점에 들러서 맞는
시계줄을 찾아 이 시계를 다시 차고 다녀야겠다.
아버지께선 언제나 나에게 사랑을 주고 계심을,
나는 항상 사랑받는 아들이라는 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어, 이 시계 아직도 가고 있네?' 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집어든 디지털 시계.
시계줄이 끊어져서 더이상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어 방 한 구석에 버려두었던,
내 군생활 2년을 함께 했던 시계.
표면에 난 수많은 기스들과 돌출되어 있어서
깎여버린 밑의 단추들은 내 힘들었던 군생활의 반증과 다름없다.
하지만 내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건
그 힘들었던 군생활 때문은 아니다.
이 시계는, 내가 입대하던 날 아버지에게 받은 것이다.
군대에 입대를 해야 하는데 시계를 준비하지 못했던 나는,
그 날 춘천의 102보충대 앞에서 싸구려 시계라도
하나 사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그 날 차고 계시던
시계를 풀어서 나에게 주시면서
'좋은 시계는 아니지만 오래갈거다.'
라고 말씀하시며 내 손목에 채워주셨다.
아버지 말씀 그대로, 시계는 매우 오래갔다.
내가 전역을 하고 2년동안 잊어버렸던
시간동안에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방 안의 잡동사니들 가운데 처박혀 있어도,
주인인 내가 잊어버려도, 시간은 가고 있었다.
나는 잊고 있었다.
이 시계를 잊고 있었다.
그 때 당시에 어떠한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나에게 이 시계를 채워주셨는지를 잊고 있었다.
전역 후에 이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자
아버지께서 왜 그 시계 안차고 다니냐고,
약간은 섭섭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던 것조차
나는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내가 잊어버려도, 볼품없다고 방 한구석에
쳐박아놔도, 이 시계는 가고 있었다.
내가 잊어버려도, 내가 아버지께서 주신
사랑이 너무 흔해서 잊어버려도,
그 사랑이 늘 내 곁에 있는 것처럼,
이 시계 역시도 그렇게 계속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 속이 메어와 눈물이 났다.
슬퍼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나
바보 같았기에 눈물이 났다.
시계를 부여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다음 주에는 시계점에 들러서 맞는
시계줄을 찾아 이 시계를 다시 차고 다녀야겠다.
아버지께선 언제나 나에게 사랑을 주고 계심을,
나는 항상 사랑받는 아들이라는 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FullOfLove" 분류의 다른 글
| J양의 굴욕 #02 (4) | 2008/12/12 |
| 드디어 집어왔습니다. (0) | 2008/12/12 |
| J양의 굴욕 #01 (2) | 2008/06/11 |
|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고 계신 분 있으십니까? (2) | 2008/02/03 |
| 1000일입니다. (2) | 2007/10/31 |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나도 입대할 때가 생각나는구만
남자들은 대부분 입대하면서 잊지 못할 기억들을 하나씩 만드는 것 같다.
당시엔 어떨지 몰라도 나중엔 추억이 되지...
나는 아버지랑 단둘이 오면서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는데..
마지막에 아버지가 입소 전 고기를 사주시는데 한개도 먹지 못했던 것도 생각나고..
가끔 예전 훈련소때 썼던 수양록이나 받은 편지들을 보곤 한다.
장농에 틀어박혀있는 기동복을 보니 나도 많은 생각이 나네...
애증의 기억이지 정말.
이번 예비군 훈련 때는 뭘 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