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위의 십자가' 논란
일단 이글을 적고 있는 저는 모태신앙으로 꽤나 오랜 기간동안 크리스천으로서 살아온 사람임을 먼저 밝힙니다. 따라서 이 글은 기독교인의 관점으로 본 글이라는 점을 유념해서 읽어주세요.
일단 관련 기사를 보시죠.
서울시청 앞 성탄 트리 꼭대기에 ‘별 대신 십자가’ 논란
일단 MB씨가 예전에 저지른 짓 때문이라는 점에서-_-);;; -100점 되겠구요;
뭐랄까, 음...크리스마스 트리에 십자가...
먼저 십자가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는 것 같군요. 일단 십자가에 대해서 죽음의 상징이라거나 부활의 의미라거나 말합니다만, 기독교가 그 상징으로 십자가를 삼는 건 '우리를 위해 고통 당하시고 돌아가신 예수님을 기리기 위한' 것의 의미가 강합니다. 원래 십자가는 고문기구(랄까 사형기구)이지만 예수님께서 거기서 돌아가시고 나서 종교적 색채를 띄게 되었으며, 이는 우리를 위해서 죽으시고 다시 사신 예수님을 기리는 의미와 고통과 환난 속에서도 다시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크리스마스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라고는 하지만 원래 크리스마스는 로마가 섬기던 고대의 태양신을 기리던 축제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로마가 국교로 기독교를 받아들이며, 기존에 존재하던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반발이 심하자 그것에 대한 유화책으로 명확하지 않은 예수님의 생일을 원래 존재하던 동지(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동지입니다. 고대 태양신을 숭배하던 사람들은 이 날로부터 태양이 뜨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기 때문에, 태양신이 암흑을 이기고 다시 힘을 되찾는다는 의미로써 이 날을 기념하며 축제를 벌였습니다.)의 축제에 맞추어 축제화시킨 것입니다. 이는 기독교 내에서도 인정된 사실입니다. 원전이 어찌되었던 간에 애초에 크리스마스는 우리를 위해서 피를 흘리실 대속자, 즉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라는 겁니다.
현세에 와서는 상업적인 이벤트들과 거리를 떠들썩하게 하는 축제적인 분위기에 맞추어서 좀 너무 심하다 싶을 때도 있지만, 어쨌든 크리스마스는 축제이고 주님의 강림을 기뻐하는 것이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리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게다가 부활절은 따로 있거든요. 교회 내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날이죠.) 게다가 크리스마스 트리의 제일 꼭대기에 달리는 별은 동방박사를 예수님께 인도했다는 거대한 별을 상징합니다. 저도 명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추측하자면 주님의 탄생을 만방에 알리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되어지네요.
근데 이걸 왜 십자가로 바꾸려 할까요? 저로서는 도저히 그 행간을 읽지 못하겠습니다. 기사에 보면 한기총 사람이 '별은 되고 십자가는 안된다는 법이 없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럼 애초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라는 이야기는 성경 어디에 적혀 있습니까? 주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를 가져다가 트리를 만들고 하는 거야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제 와서 수십 년간 달아오던 별을 십자가로 바꾸겠다는 건 - 그것도 명확하게 별에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 아무리 봐도 그 저의가 의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
차라리, 크리스마스에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좀 경건한 마음으로 사람들이 지내길 원했다고 탁 까놓고 말하는 게 저로서는 낫다고 여겨집니다(물론 그런 의미로 달았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요.). 이미 축제화, 상업화 된 크리스마스에 그런 말 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이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명확하게 십자가의 상징성을 나타낸다면 차라리 사람들이 덜 반발하죠. 이건 뭐 왜 달았는지도, 무슨 의미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다짜고짜 바꾸니 사람들이 짜증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사담입니다만, 한기총 및 여러 기독교 단체들은 대중에 대한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나 사용하던 강압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방법들은 그 때에 비해서 훨씬 똑똑해지고 감성적이 된 대중들에겐 절대 먹히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그런 방법을 이용하며 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쳐대니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기독교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기독교는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종교인데, 스스로 고압적이고 고자세를 취함으로써 그럴 기회를 날려버리고 있는 몇 몇 기독교 단체들의 행태를 보면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애초에 종교를 사업으로 보는 지도자들도 있으니 말은 다 했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년부터는 한기총에서 트리를 맡지 않았으면 합니다. 애초에 기독교 행사라고 하지만 이미 전세계적으로 축제로서의 의미가 더욱 강하고, 그런 사람들의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만들어지는 트리를 - 비록 종교적인 의미가 있더라도 - 기독교 단체에서 맡아서 해봤자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이용해서 서울역 광장에서 무료 식사라도 베풀어 주세요(이미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또, 기독교가 대중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단체들이 사람들에게 좀 더 오픈되어 있어야 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욕먹을 건덕지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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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종교인(?)인 제 입장에서는요~
트리 위의 십자가는-
축복속에 태어나봤자 어차피 죽는것은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더군요.
...뭔가 불교틱 하달까
뭐, 그것도 나름대로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죠. 단 나른님은 말하신대로 비종교인이시기 때문에 '죽음' 그 자체에서 멈추는 거고, 기독교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속'의 의미를 더욱 깊게 받아들일 겁니다.-_-)a
그렇기 때문이 기독교적 지식이 없는 대중에 대한 충격 요법이라면 의미가 참 없다는 거죠...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상징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