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여기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 세상 저 혼자 살아요 내 멋대로 살면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선'을 남의 시선과 맞추기를 거부한다는 말이다. 믈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취향은 철저히 대중적이고 배운 게 이 사회에 맞는 통념 뿐이라 대부분의 경우 남들의 시선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스스로 말한다.
일견 모순되어 보일 수 있으나, 여기서 가장 큰 차이점은 세상을 보는 시선을 자신에게 맞추느냐 남에게 맞추느냐의 차이다. 남들이 하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남들이 배척하니까 나도 그에 맞추어서 나아가는 것과, 남들의 의견을 일단 보류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들만으로 어떠한 사물을 파악하고 나서 그 결론이 남들과 같은 것은 분명 큰 차이다. 최근 들어 언론의 소설쓰기가 매우 짜증나는 것은, 그들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나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리라.
대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놀랐던 것 중의 하나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조차 남의 시선을 따라간다는 것이었다. 이는 내가 다니는 학교만의 문제일수도 있다고 처음에는 생각했으나 최근 들어 사람들과의 교류의 폭이 넓어지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로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렇다. 남녀 가릴 것 없이 - 그나마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면서 조금은 상태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만 그것도 매우 일부다 -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입받은 지식과 다른 사람이 맞다고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를 혹자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말하나 그렇게 말하는 것 역시 주입받은 그대로 말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을 한다, 나는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고로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라는 식으로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건 아닌가하고 나는 생각한다.
환경적 요인은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다. 적어도 지금은. 이 사회의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은 거스를 수 없다. 비록 바꾸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어도 여기를 떠나지 않는 한은 순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저 앉아 있어야 하는가? 나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그렇다면 자기자신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배웠기 때문에 이것밖에 할 수 없다, 라는 말은 오로지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그건 자기 기만이다. 자기 개발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누구나 잡을 수 있다. 다만, 현재에 순응하고 살기 때문에 그 기회를 보지 못하고 놓쳐버릴 뿐이다. 명심하자. 항상 내가 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 밖에 없다.
변화가 두려울 수도 있다. 지금이 평안할 수도 있다. 그런 변화 없이 지금도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옳은가? 눈 앞에 좀 더 다른, 좀 더 좋은,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내 대답은 '아니오'이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것이 과연 '내 생각'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라. 그리고 그게 정말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나는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
언제나 중요한 건 처음의 한 보다. 내가 내 자신을 깨겠다고, 나를 옭아매고 있는 틀을 부수겠다고 나아가는 한 보다. 그렇게 첫 걸음을 떼면 그 뒤로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쯤 하면 됐지, 여기서 포기하자, 난 결국 이정도야, 이런 생각들이 스스로를 붙잡고 놓지 않는다. 중도에 포기할지도 모른다. 놓지 말아야 할 것은 단 하나. 초심이다. 내가 왜 변화하려 했는지, 내가 왜 이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지, 되새겨야 한다. 당신의 심지는 강철처럼 굳건하지 않을 수 있다. 바람에 휘둘리는 갈대처럼 갈팡질팡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당신은 분명 바뀔 수 있다.
이야기의 흐름이 폭우에 범람하는 강마냥 제멋대로라서 읽는 사람이 짜증 날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어차피 이 이야기는 누군가 읽으라고 적은 것이 아니니. 단지 답답한 마음의 표출이자, 쓰잘데기 없는 넋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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