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거리에 목마른 요즘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날이 가끔 있는 때가 있습니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일년 365일 항상 뭔가를 읽고 다니는 것 같긴 합니다만, 딱히 활자 중독증은 아닙니다(...)
여하튼 그래서 서점에 무슨 좋은 책 없나 돌아다니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The Last Lecture, 랜디 포시 저.
아마 이책에 대해서 아는 분은 아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동영상으로 아는 분도 많겠지요. 이 책은, 컴퓨터 과학 중에서 가상현실,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관계에 대한 부분을 연구하던 랜디 포시라는 교수님이 쓴 자신의 마지막 강의에 대한 내용입니다. 만약 이 책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지침서나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한 나침판으로 삼기 위해서 산다면 아마 좀 실망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랜디 포시 교수님은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의 경험에 반추하여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하지만 그 이야기들 중에는 '랜디 포시이기에 가능한' 것들도 있고, 또한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쭉 늘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쓰여졌는지를 알았을 때 비로소 이해가 갑니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만.
저자인 랜디 포시는 자신의 삶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시점에서 카네기 멜론 대학의 전통에 따라서 자신의 마지막 강의를 행했습니다. 약간 딴 소리지만 이 강의는 인터넷 상에서 찾아보려 한다면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찾아 보실 분은 찾아보셔도 좋겠네요. 어쨌든 다른 교수들이 행했단 마지막 강의와는 사뭇 다르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어렸을 적의 꿈의 이야기와 그 꿈을 어떻게 이뤘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의 아야기를 쭉 해나갔습니다.
책의 첫머리에 밝히고 있듯이, 그가 마지막 강의를 한 이유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을 남기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제 5살, 3살, 18개월인 자신의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없이 자랄 그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음성을 남겨주고자, 아버지의 지헤를 조금이나마 전달해주고자 그는 마지막 강의를 했고 제가 읽었던 이 책을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조금이라도 오래 살기를 기원했지만 2008년 7월 25일 안타깝게도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위트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이 세상을 먼저 떠나야 한다는 슬픔이 절제된 형태로 다가올 때가 많이 있습니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자신이 가진 짧은 시간이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숙연해집니다. 꽤나 예전부터 떠돌던 말이지만 '당신이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말도 생각이 나네요. 어떤 사람에게도 시간은 유한하지만, 이렇게 병에 걸려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사람에게는 그 유한함이 더욱 절절히 다가오겠지요. 남겨지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 안타까움, 슬픔이 담담하면서도 위트있는 그의 글에 녹아져 오히려 굽이쳐 가슴을 때릴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산다는 건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과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쓰고 있나 되짚어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뭔가의 인생의 위기가 닥치기 전에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과 Wis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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